새로운 증거
(전편: 어둠의 집단, 애매한 말과 연결 새로운 사건)
[띠리링 띠...]
"여보세요? 저 나가고 있는데...?" 서장님께서 나오시면서 전화를 받았다.
[띠띠띠...] 나는 전화를 끊으며 지금 의뢰된 사건과 용의자들의 관계, 방금 전에 온 터무니없는 전화까지 다 말씀드렸다. "음... 이거 생각보다 조금 심각하네요." "네. 근데 그 셀라의 전화 있잖아요. 뭔가 말투가 어색합니다. 그리고 갑자기 이름을 밝히면서 속았다고 말하는 것도 비정상적이고요." 나는 녹음을 해둔 셀라의 목소리를 들려주면서 말을 이어갔다. "그렇긴 하네요. 대부분의 범죄자들은 자기가 피해자를 납치했다. 뭐, 돈을 내놔라... 이런 식으로 접근을 하는데 말이죠... 갑자기 우리가 속았다니..." 서장님께서는 내가 걸어가면서 사건 일지를 쓰는 것이 신기했는지 자꾸만 힐끔거리며 말을 하셨다.
"근데 이번 사건이 타살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나는 사건일지를 계속해서 작성하며 말했다. "타살이 아니다니요?" "네. 고센이 사망한 사인은 병사입니다. 이거 그냥 우연힐 수도 있죠. 하지만 의뢰자는 고센이 갑자기 아팠다고 했습니다. 이번 사건의 의뢰자는 고센의 친동생이며 항상 같이 일하고 같이 잠자기도 했으니 믿을 만한 증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갑자기 아팠다라... 이거 독살일 가능성도 있겠는데요?" "일단 들어가시죠." 서장님과 말을 주고받다 보니 벌써 고센 빵집에 도착해 있었다.
고센 빵집은 고유의 복잡한 분위기는 어디 가고 초조하게 우리를 기다리는 의뢰자만 남아있었다. "안녕하십니까?" "죄송하지만 전혀 안녕하지 않아요. 정말 갑자기 아팠는데 이건 병사가 아니라고요!" 의뢰자인 하센은 약간 흥분되어 있는 상태였다. 경찰에게 신고를 해봤는데 아무런 조치를 취해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 죄송합니다. 저희 경찰들은 물증이 없으면 사건을 받지 못하는 지라... 일단 진정을 하시고, 언제부터 아프기 시작했는지 알려주실 수 있습니까?" 일단 서장님께서는 빠르게 진정을 시키고 질문을 하였다.
"2월 20일, 탐정님께서 다녀가셨던 바로 그다음 날에 아프기 시작했어요." "그럼 그날 무엇을 했는지 알려주시겠습니까?" 나는 녹음기를 꺼내며 수첩에 내용을 적었다. "그날 새로운 빵이 들어와서 시식을 했어요. 그때 누나가 가장 마지막에 먹었었는데..." "혹시 그 빵을 볼 수 있을까요?" "네, 여기요." 하센은 기다렸다는 듯이 빵을 내밀었다. "다른 사람들도 이 빵을 먹었었나요?" "네." "그럼 그 사람들 중에 아픈 사람이 있었나요?" "아니요. 저도 같은 빵을 먹었지만 아프진 않았어요. 그리고 그날 누나는 이 빵과 커피 밖에 먹지 않았어요." "그 커피는 누가...?" "제가 탔어요. 저도 같은 포트에 있는 것을 먹었고요." "아, 예." 나는 빵의 냄새를 맡았다.
내 오감은 다른 사람들보다 뛰어났다. 항상 그랬으며 그러므로 더 예민했다. 이번에는 약간의 아몬드 냄새가 흘러들어왔다. "이 빵의 성분표가 있을까요?" "아, 없긴 하지만 제가 거의 다 알고 있어요." "그럼 아몬드나 견과류가 들어 가 있습니까?" "아니요? 여기 견과류는 들어있지 않는데..?" "... 이 빵 조각을 또 먹은 사람이 있습니까?" "아니요. 그때 시식용 빵이 다 떨어져서 우리 누나만 따로 먹었어요. 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먹을 시간이 없어서 먹지 않은 걸로 기억하는데... 아! 그... 최근에 들어온 신입이 한입 정도 먹은 걸 봤어요. 최근에 신입이 2명 정도 들어왔거든요." "그 신입이 누군지 알 수 있을 까요?" "여기요 명단하고 전화번호요."
추적
나는 전호번호를 받고 서장님과 빵집을 나왔다. "저는 사무실로 돌아가서 빵 분석 좀 하고 있을께요." "... 저도 같이 갑시다. 그래도 무슨 성분이 있는진 알아야 조사를 시작할 거 아닙니까?" "뭐, 그러세요. 전 아무래도 상관없습니다."
나는 뭔가 잘 풀리고 있는 것 같아 오히려 불안 했다. 대부분 잘 풀릴 때 위기가 찾아오는 것을 알기나 한 것인지 내 본능은 자꾸만 빵집 쪽으로 흘러갔다. "... 하센 씨가 자꾸 신경 쓰이는 것은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도 신중한 면이 있는 것 같으니 일단 가봅시다. 물증이 나와야 신변보호를 하든 뭐를 하든 할 것 아닙니까?" 빵집 앞에서 발을 못 떼는 나를 보고 서장님께서 한 마디 하셨다. "알겠습니다... 그럼 최대한 빠르게 갑시다." 우리는 이 말을 끝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우리가 물증을 수집하는 사이에 하센 씨께서 잘못되면 낭패니깐 말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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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르륵 탁!] 나는 튀어나올 것 같은 심장을 부여잡으며 사무실 문을 열었다. '오르...오르막 길을 생각을 못하면 어떻해 이 멍청아...' 나는 속으로 짜증을 내며 사무실에 있는 분석실 문을 열었다. "호오...그러고 보니 제가 요나 탐정님 사무실을 오는 것은 처음이군요..." 분명히 방금 전 까지는 나와 같이 헐떡이던 서장님께서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원래 대로 돌아왔다. 하지만 나는 그런 것을 생각할 틈도 없이 바로 장갑을 끼고 빵조각의 중간 부분을 작게 짤라 현미경 위에 올려 놓았다.
"아니... 이게 들어 있을 줄은..." 나는 놀라면서 수첩을 허둥지둥 꺼냈다. (다음 편에 계속...어둠의 집단, 7. 사건 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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