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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집단

어둠의 집단, 3.수상한 공간과 설계도

수상한 공간

(전편: 어둠의 집단, 알리바이와 겹치는 시간)

나는 아서를 뒤로 하고 다시 데라 아파트 쪽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데라 아파트 앞에 있는 편의점을 조사해 보자. 아서가 정말로 그 시각에 편의점을 들렸는지는 확인이 불가하니까 말이야.' 나는 데라 아파트 앞에 있는 편의점으로 들어갔다. "저기 물어볼 것이 있어서 그러는데 12월 18일. 7시에 손님이 온 적이 있었나요?" "아. 예. 그 사람 소화제랑 술, 육포를 사가시던데요? 그 사람 이름이 아서였나?

 제가 처음으로 했던 민증 검사라서 생생히 기억나네요." "감사합니다. 이거, 결제해 주세요" 나는 육포를 사서 편의점을 나갔다. '아서의 말은 진실인 것 같군. 근데 여기 설계도에 책장 뒤는 남겨 두지 않아도 되는 거 아니었나? 그럼 조금 더 공간을 늘릴 수 있었던 건데. (위 사진참고.) 아서에게 물어볼까? 아니. 너무 실례인가?'

 나는 이렇게 생각하며 아서에게 다시 전화를 했다. "그... 물어볼 것이 한 개 더 생겼는데요." "예. 말씀하세요." "여기 책장 뒤에 공간을 남겨 두셨나요?" "아니요? 거기는 벽으로 막혀 있었는데요?" "아. 알겠습니다." 나는 아서와의 전화를 끊고 경비실에 들렸다.

 "안녕하십니까. 수고하십니다. 이번에 이 아파트 102호에서 생긴 사건을 맡은 탐정 요나라고 합니다. 증거물의 진실성을 파악하기 위해 다른 집들의 설계도를 보고 싶은데 혹시..." " 당연히 보여드려야지요. 여기 있습니다." "예. 사진, 찍어도 됩니까?"  "예"  "감사합니다. 수고하십시오." "예. 감사합니다." 나는 빠르게 사진을 찍고 나와 아파트 앞 벤치에 앉았다. '어? 다른 아파트는 아서네 집과는 다르게 책장이 있는 쪽에 벽이 막혀 있지가 않는데?'

 

설계도

나는 사건현장에 들어가며 생각했다. 내가 사건현장의 문을 열고 들어가자 거실 쪽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잘나신 탐정님께선 이제야 오시나 봅니다? 이레서야 증거라도 얻겠습니까?" 나 말고 이 사건을 맡은 형사, 호밥이 시비를 걸어왔다. "제가 여기를 온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으시나 봅니다." "그럼 그전에 온 적이 있으십니까?" "정확히 오늘 오전 10시 51분에 이곳에 들렸다가 용의자들의 알리바이를 알아보고 온 길입니다." "...."

 나는 가볍게 시비를 넘기고 나서 서장님을 찾았다. 항상 내가 맡은 사건에는 해방을 놓으려고 현장에 와계시기 때문이다. "서장님?" "왜 부르시죠? 혼자서 잘하실 거라고 생각했는데 말이지요." "저 혼자서는 저 책장을 옮길 수가 있겠습니까?" "책장을 옮기다니요?" "여기 이 사건현장 설계도를 보시면 책장 뒤가 비어있다고 나옵니다. 하지만 이 아파트에 있는 다른 집은 여기를 보란 듯이 사용하고 있지요." 나는 사진을 꺼내 들며 말했다.

"이 책장은 우리 둘이서 옮겨도 될 것 같습니다만? 다른 형사들을 방해하지 말자고요." "알겠습니다."우리는 말을 주고받은 뒤 책장의 양 옆을 잡았다. 그러고선 조금 앞으로 옮겼다. "아서의 말대로 벽으로 막혀 있기는 하군요." "벽을 뚫어버릴까요?" "아니요. 다른 입구가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없다면요?" "뭐. 어쩔 수 없이 부수어야지요."

"예, 뭐." 서장님께서는 비꼬는 말투로 말씀하시며 설계도를 살펴보았다. "책장 뒷 공간과 이어지는 곳은 침실 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무슨 문이 있다고 하시는 겁니까?" "한번 봐야지요."나는 침실로 들어서며 말했다. "침대에 굳이 혈흔이 묻어있을 이유가 없는데?" "침대였군." 우리는 침대를 뒤로 끌어 보았다. 그러자 다락방 문 같은 작은 문이 모습을 드러냈다. 나는 문을 살펴보았다. 문고리에는 자물쇠가 채워져 있었다. "옷핀 같은 거 없어요?" "머리핀은 있는데요?"

"왜 서장님이 머리핀을 가지고 있습니까?" "우리 엄마 거인데요?" "아, 네" 나는 머리핀을 받아 들며 대답했다. '이제 별의 별것을 다 해보네...' 나는 어디서 흘려들은 키 없이 자물쇠 여는 법을 떠올렸다.

'자물쇠가 열리는 원리는 안에 있는 버튼을 다 누르고 돌리면 열리는 원리이다. 그럼 그것을 활용한다면...! 됐다. 진짜 되네...' 나는 속으로 놀라며 문을 열었다. "이런 건 어디서 배웠습니까?" "그냥 흘려 들었습니다." 우리는 계단 밑으로 이어져있는 혈흔을 보고 말을 멈췄다. 그러고선 아무 말도 없이 조심스레 계단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5분 뒤에 계단이 끊겼다. 계단 앞에는 문도 없이 어떤 공간으로 이어져 있었다. 우리가 그 공간으로 들어가려고 할 때 위에서 문이 닫히는 소리가 크게 났다. "!! 젠장!" 서장님은 빠르게 계단을 다시 올라갔다. 나는 위에서 어떤 소리가 나는 것을 느꼈다. "이런!" 나는 서장님 쪽으로 뛰어 들어갔다. (다음 편 어둠의 집단, 위기상황과 증거물들)